한 이틀 잠잠하더니 또 시작인 304호
남녀 동거인지, 남자집에 여자가 주5일을 자러 오는건지.
남자네 부모님 오실땐 여자 목소리 안들리던데. 그러므로 친여동생은 아니고. 애인인걸로 추정.
둘다 액면가는 20대초중반.
남자는 아침에 몇번 출근하는 거 봤는데, 코로나 이후로 새벽에 여자랑 같이 떠드는거보니 요즘은 백수 추정.
여자는 밤 9시쯤 출근해서 빠르면 새벽 2시반, 늦으면 새벽 6시 귀가하는 것으로 봐서 야간아르바이트생 추정.
새벽에 들어와서 저것들이 하는 행위는
옆집 바닥이 울릴만큼의 발망치와 화장실 문 쾅쾅닫기는 기본이다. 옆집이 방문이 1개 뿐인 원룸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제일 싫은 것은 여자가 칭얼대는 소리다. "아~ 하지말~라고오~!!!" 5~7번 " 악!!!!!!!!" 소리를 지른다.
성인여자가 애 목소리를 흉내내면 듣기가 고역이다. 새벽에 큰 소리를 유발하는 남자도 개념없기는 똑같다. 매일 똑같은 말로 반응하는데, 그 짓이 하고 싶을까?
저 소리에 잠깨서 시계를 보면 일어날 시간까지 한참 멀었다. 그 순간 많은 상상을 한다.
망치로 옆집 도어키를 깨 부수고 들어가서, 저 둘은 어떻게 해줄까.
범죄자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근 몇개월, 잠을 설치고 출근했다.
낮에는 옆집이 자고 있을 시간이겠지.
집에 있는 원격스피커 볼륨 100%로 [황병기-미궁]을 재생하는 것으로 화를 달랬다.
최근 2-3일은 둘이 싸웠는지, 여자 소리가 안 들린다. 간만에 정말 꿀잠잤다.
그러다 오늘.
나는 분명 잠을 자고 있었다. 나의 시야는 온통 까만색인데, 남자여자의 대화소리가 너무나 선명하게 들린다.
눈이 떠져서 시계를 보니 3시 30분? 새벽.
문닫은 1층 카페 야외석에서 한껏 텐션높여 깔깔거리고 있네..
창문을 열고 잔 내탓이오.... 하려고 했으나, 닫아도 들리네......
밖으로 소리질러버렸다. " 아 이 시간에 저기서 왜 저러는 거야!! 짜증나게!!!!!! "
안 질러서 그렇지. 나도 목청으로 어디가서 안 빠져 이것들아..
귀는 있는지 내 외침을 듣고는 집으로 기어 들어간다.
잠이 스르륵 오려는 찰나, 옆집 여자의 앵앵거리는 "아~ 하↗지말~라고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15분....... 안되겠다.
쾅쾅쾅 벽을 크게 세 번 두들겼다. " 잠 !! 좀 !! 자 자!!!!!!!!!!!!!!!!! 잠 !! 좀 !!!!!!!! "
쥐 죽은듯이 조용해졌다.
남들 잘 시간에 지들만 떠드니까, 이렇게 잘 들리는 줄 몰랐나?
근데 벽에서 나는 나무판자 소리가 더 어이없다.
집을 뭐 이따위로 짓는거냐.....<신축 건설 허가 기준, 방음 수준 강화> 신문고 감 아니냐...?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났는데, 뒷골이 뭉쳐서 뻐근하다.
자다가 갑자기 소리질러서 몸이 놀랐나. 하.. 분이 안 풀린다.
탁상시계 점심 12시로 알람 맞춰놓고 나왔다. 너네도 화들짝 일어나봐.
대학교 시절, 학교근처 빌라에서 자취할때도 무개념 인간들을 별로 본 적이 없는데.
지방소도시 와서 사람때문에 화를 자주 느낀다.
내려온지 4년차, 여기 생활?
자연을 맘껏 누릴수 있어서 문화생활 갈증이나 약간의 불편한것들은 참을만하다.
주변에 산, 논, 풀이 많다. 그래서 새도 많고, 새 소리도 다양하다.
그런데 제일 견디기 힘든건 미개한 사람들을 겪을때다.
(목격을 했거나, 지금 말하는 소음처럼 일방적으로 당하거나, 불가피하게 상호작용을 해야만 하는데 고구마인간일때 등 )
무슨 부촌도 아니고 대학가 살다왔는데, 대학가가 청정지역인가?
세상에 원래 이렇게 이상한 인간들이 많았나? 여기가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낮아서 이런건가?
사람때문에 짜증을 느끼는 일이 잦다.
예: 노스크에 쩌렁쩌렁 떠드는 인간, 턱스크 인간, 배째라식이면 해결되는 줄 아는 인간, 큰 목소리 하나로 승리감에 취하는 인간, 위생을 모르는 인간, 일면식도 없는 사람한테 뻔뻔하게 정보를 요구하는 인간 등..
왜 부자들이 테두리치고 살고싶어하는지 알 것 같다.
화날 가능성을 낮추고 평온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원하는 거겠지. 내가 부자라도 철벽치고 살겠다.
미간에 내천(川)자가 새겨지고 있는 요즘, 왜 그들의 표정에 여유로움이 넘치는지 알겠다.